콘크리트 유토피아, 그곳에 일은 오직 생존만을 위한 선택

철골구조의 아파트, 그곳이 그들만의 유토피아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온 세상을 뒤집어 놓은 대지진으로 인해 폐허로 변해 버린 서울 도심이었습니다. 모든 걸 잃은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각자 살방법을 찾기 급급했습니다. 서울도심에서 유일하게 무너지지 않은 아파트가 있었습니다. 그곳은 황궁 아파트 한 개의 동이 무너지지 않고 그 무서운 대지진의 피해자들의 새로운 보금자리 유토피아로 거듭나고 있었습니다.  재앙 이후 안식처를 찾기 위해 생존자들이 황궁으로 모여들기 시작했습니다. 물물교환을 통해 생존을 도모하였고, 서로 갖고 있는 식량과 생존물품이 떨어지기 전까지는 그곳은 완전하고 안전한 그들의 유토피아였습니다. 생존을 위해 거주자들과 외부에서 모여든 사람들은 생존을 위한 회의를 하게 됩니다. 한정적인 생존 자원과 생활공간의 부족으로 모두가 생존하기는 힘든 상황에 놓이자 황궁 아파트 기존 거주자들은 생존을 위한 선택을 위해 외부인을 내쫓는 선택을 하게 됩니다. 이에 주인공 명화(박보영) 민성(박서준) 부부는 도덕적인 마음으로 괴롭지만 민성은 오직 명화를 살리기 위한 선택을 할 뿐, 명화는 그 마음을 잘 알지만 선함에 탓에 더욱더 괴로워합니다. 기존 거주자들은 외부인을 모두 내쫓고 성벽처럼 황궁 주변을 경계하며 지냅니다. 거주자 대표로 뽑힌 영탁(이병헌) 지휘아래 황궁 외부에 지역에 대한 생존 탐색을 실시합니다. 하지만 생존을 앞세운다는 명분으로 약탈과 무질서가 비롯되면서 충격적인 일을 겪게 됩니다. 거주자 대표인 영탁은 이런 거주자들의 든든한 믿음과 지원을 받아 용감하게 생존 약탈을 일삼고, 거주자들의 무질서를 일삼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동요되지 않게 어우릅니다. 황궁 아파트 안에서는 생존을 영위하지만 이기적인 마음과 의심으로 서로 분란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이런 미움으로 분열이 생기기 시작할 때쯤 외부의 생존자들은 황궁을 약탈할 기회를 노리고 그들의 유토피아는 파국으로 치닫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생존을 유토피아가 지옥을 변해가는 과정에서 의심, 이기심, 거짓 등 인간사회에서 인간의 본성 중 악으로 치닫는 본심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인간의 악함 역시 본성이라고 보는 관점이 있습니다. 콘크리트 유토피아를 보면서 선함이든 악함이든 본성을 다스리는 일이 인간의 임무이지 본성을 따르는 것은 어찌 보면 모두를 파국으로 치닫는 게 하는 시험대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습니다.

 

생존으로 합리화하는 무질서한 선택

콘크리트 유토피아가 생성된 이후 각자 생존법을 찾기 시작합니다. 각자 소규모 구성원이 생존을 위한 자원을 모으고 함께 살아갑니다. 자원은 고갈되기 시작하고 더 큰 구성원들이 모아 생존을 도모합니다. 주인공 민성(박서준)과 명화(박보영) 역시 집안에서 생존을 도모하다가 황궁아파트 전체로 생존영역을 넓혀갑니다. 이렇게 초반부에서 나왔듯이 긴 생존을 위해서는 작은 단위에서 큰 단위로 점차 이동해야 하는 생존법칙이 존재한다는 걸 알고 있지만, 점차 규모가 커진 유토피아에서는 본성을 다스리지 못한 무질서가 기생하기 시작합니다. 황궁 거주자 이외의 사람들을 몰래 숨겨 같이 생존을 택하는 기존 거주자들은 어떠한 생존에 기여도 없이 거주자라는 이유만으로 토벌해서 얻은 자원들을 나눠 갖는 책임 없는 무능력함을 보였고, 토벌에 중심이 되는 주인공 영탁(이병헌)은 생존을 위한 선택이라 하여 약탈과 희생을 강요하는 비인간적인 행동을 일삼기 시작합니다. 처음에는 앞장서서 행동하는 영탁의 행동이 유토피아 내에 칭송받고 영향력이 있는 행동이라 모두들 좋아했지만, 악과 선이 공존하는 인간의 본성은 금방 영탁의 행동에 의구심을 갖기 시작합니다. 용기 있게 영탁의 행동에 대적하는 거주자는 책임을 회피하는 거주자들과 영탁의 강압성 때문에 그 힘을 잃어가고 콘크리트 유토피아에서는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올바른 선택보다는 생존을 명분 삼아 무질서를 합리화시키는 지경에 이르게 됩니다. 그곳에서의 무질서함은 더 이상 생존을 위한 선택이 아니라 판단된 두 주인공 부부는 황궁을 벗어나 새로운 터전을 찾아 떠나게 됩니다. 영화는 막바지에 이르지만 두 주인공의 선택으로 잃는 것도 얻는 것도 많은 오직 생존을 위한 여정을 계속하게 됩니다.